전시🎨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, 유명한 현대미술 작품을 볼 수 있는 곳

나의 생활권에 천안도 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의 천안 신세계 백화점이 있는 곳이 예전엔 야우리 백화점으로 야우리 시네마, 시외버스터미널, 고속버스터미널, 그리고 아라리오 갤러리까지, 천안의 모든 사람이 다 모이는 곳,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동네였다.(지금도 여전하려나?)
그때는 야우리 건물 위와 1층 야외에 시선을 사로잡는 조형물은 그야말로 조형을 위한 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게 다 백화점 옆의 갤러리에서 설치했다고 한다. 나중에 교수님들이 요즘 영국의 yBa 가 제일 인기가 많다며 필독서로 '창조의 제국'을 읽는데 생경한 작품을 찍은 사진만 기억에 남고 꾸역꾸역 읽으며 역시 현대미술은 어렵다고 지칠뻔할 때 아라리오 갤러리와 광장에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직접 본다는 건 정말 감격스러운 일이었다. 이후, 전시 관람의 재미를 갖게 해준 계기로 서울, 해외에 나가지 않고 천안에서 이 귀한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해준 김창일(회장? 화가? 콜렉터?) 아저씨께 감사하다.(그땐 아라리오 갤러리가 있는 신부동이 다 아라리오 땅이라는 소문에 설마 그렇게 부자일까 싶었는데 수집하는 작품들이나, 공간 사옥 매입한 걸 보면 충분히 그럴 만도.. 역시 돈이 돈을 부르나보다)
그러다 아라리오가 한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. 공간 사옥? 그 조건이 까다롭고, 입찰가가 비싸 유찰된 적이 있다는 그 건물?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건물이라 다들 아쉬워한다는데 내가 거길 가봤어야 알지 흥. 일이라고 생각했던 그 건물을 매입했단다. 부끄럽지만 이번엔 김수근 건축가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시덥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최근 몇 년 전에 전시 모임에서 김수근 건축가 작품 투어를 통해 그의 존재를 확실히 알게 된 뒤 다른 곳도 찾아가 보고 싶었다. 그중 한 곳이 바로 현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.
이곳은 입장료가 있는 공간이라 매표소를 거쳐야 한다.

권오상의 The Sclpture Ⅱ
람보르기니를 청동으로 만들어 그 위에 아크릴물감을 두껍게 올렸다는데 이 작품이 있는 공간은 이전에 차고지였다고 한다. 이렇게 전의 공간을 살려두고 있구나.

1층 프릳츠에서 커피를 마시며 볼 수 있는 Liam Gillick 리암 길릭의 작품

이동욱의 Drive
이렇게 작고 섬세한 묘사에 놀라고, 벤츠 엠블럼과 그림자를 통해 전달받는 메세지가 강렬했다.


그래,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라고 했지. 벽돌과 재료의 조합들을 통해 알 수 있다.(아직 이것밖에 모르겠음)

강형구의 놀라고 있는 워홀
사람들이 이 작품을 배경으로 셀카를 엄-청 찍는 듯

와! 알루미늄 판에 드릴을 이용했다고 하는데 어쩜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, 특히 빛나는 머리카락들로 더욱 사실감을 느낄 수 있다.

김창일 CI KIM 의 작품
쥐를 보고 식겁했네. 여기 정말 쥐가 나타나고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곳이라 너무 놀랐다.


신디 셔먼의 작품들
얼마 전에야 알게 된 신디 셔먼. 이제 알았다니!


삼각의 계단 구조, 아주 좁아 전시장으로 가는 길이 아니고 직원 전용 계단인 줄 알았다. 폭도 좁고, 난간도 은근 낮은 편이라 위에 올라갈수록 무섭다. 이 계단에서 문득 오늘 날이 좋은 날이니 다행이지, 흐린 날에 오면 정말 스산할 것 같았다. 아우 오싹해

코헤이 나와의 영상 작업
한때 정말 관심이 많았던 작가로 수시로 검색하고 한국에 작품이 전시된다고 하면 찾아가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.
그땐 유리로 만든 작품이 많았는데 최근에 보면 매체가 참 다양하다.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고 관념을 부여하는 작가에게 박수를!
재작년에 홍대 라이즈호텔의 지하에 있었던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했던 그 시리즈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.
(현재 홍대 아라리오 갤러리는 영업을 안 하고 다른 갤러리?로 바뀐 듯)


천장에 네모난 창문이 있는 구조도 참 색다르다. 사실 주변이 깔끔하지 않아 어떻게 보면 작품을 전시하기엔 부적합하지 않을까 싶은 공간인데 작품과 공간이 잘 어우러진 것 같다.

사람이 많은 프릳츠

옆 건물에는 1층 프릳츠부터 떡집, 레스토랑이 있는데 특히 병과점 합과 르꼬숑에 정말 가보고 싶다.

이것도 코헤이 나와의 작품 PixCell - Double Deer #7
이 공간을 위해 제작되었다는 작품 옆에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구슬이 빛난다.
실제 사슴을 박제해서 만든 거라 꺼림칙할 때가 있지만.. 멀리서 보면 언제나 근사하다.(이런 내 자신도 모순 덩어리가 아닌가)


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들은 참 멋있어. 다들 불멍 불멍하는데 나는 유리창 빛멍이 좋다.

Marc Quinn의 Self
아 정말 처음에 보고 놀래서 다리 힘이 풀렸다. 전시실 구성이 너무 오싹하잖아.
마크 퀸 본인의 피를 뽑아 굳혀 만들었다는 작품으로 여전히 이 작품을 보러 이곳을 찾으러 오는 곳이 많을 것 같다.

이것도 Marc Quinn의 Kiss Not - Kiss

마지막 지하실에서는 이헌정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었다.
작은 공간도 놓치지 않고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.

출구로 나가면 외부로 나올 수 있다.


벚꽃이 피기 시작한 3월 초. 올해는 벚꽃 개화 시기가 빠르다.

전시를 보고 나오기 꽉 차 있던 자리가 텅 비었다.
원래의 공간 사옥을 알던 사람들은 기존 건물을 잘 유지했네, 못 했네 라고 하지만 나는 이번이 처음 방문했고, 전시 관람하면서 종이 벽이나 선반, 나무 계단, 화장실의 작품 설치 등 다들 잘 스며들은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.
제주에 있는 아라리오도 가보고 싶다.
◾ 운영 시간
10:00~19:00
◾ 입장 마감 시간
18:00
◾ 휴무일
매주 월요일
◾ 전용 주차 공간
없음